고전 읽기 2023. 1. 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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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의 간웅(奸雄) 조조

 

위나라의 조조라면 소설 『삼국지』에서는 전형적인 악인처럼 묘사하고 있다. 『삼국지』서도 난세의 간웅(奸雄)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실상에서도 악인의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왜 이런 평을 들어야 하는가. 이 사람은 일반적으로 더럽고 치사하다는 흥정도 예사로 구사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만년의 조조는 황제를 허수아비로 만들고 실권을 쥔 다음, 제1인자로 군림했다. 조정의 고관들은 그런 조조가 싫어서 어느 날 조조가 사는 집에 불을 놓았다. 반란은 진압되고 고관들은 조조 앞에 불려 나와 도열하고 섰다. 그 자리에서 조조는 이렇게 말했다.

 

“불을 끄러 온 사람은 왼쪽, 그렇지 않은 사람은 오른쪽에 서시오.”

 

고관들은 불을 끄러 왔다고 하면 구제될 줄 알고 모두 왼쪽으로 섰다. 그러나 조조는불을 끄러 온 놈들이 진짜 도적이다. ’하면서 모조리 죽였다.

 

조조의 말도 일리는 있지만 사실을 말한다면 엉터리다. 리더는 그 엉터리와 권모술수의 요령을 터득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것을 모르면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므로 방비할 수가 없다. 권모술수에 정통해야 한다는 것은 리더의 필수조건이다.

 

그러나 권모술수는 자기가 쓰거나 지나치게 쓰면 비난의 대상이 된다. 조조가 난세의 간웅이란 평을 들은 것도 대략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역시 조조는 당시의 걸물이었다. 우선 전투에 능했다.

 

조조가 전쟁을 하는데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손자의 병법을 자세히 연구하고 언제나 공식대로 작전을 수행했다는 점이다. 이것이 제1의 특징이다. 아무리 조조라고 해도 그 역시 패할 때가 있다. 그러나 조조는 한번 실패한 방법은 절대로 쓰지 않는다. 두 번 다시 그런 전철을 밟지 않는데 조조다운 면이 있다. 실패하면 그 원인을 분석하고, 거기서 교훈을 얻어내어 결코 똑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았다. 이것이 제2의 특징이다. 3, 조조는 후퇴가 빠르다. 이 이상 싸워도 승산이 없다, 끝까지 손해만 본다고 판단이 서면 즉시 후퇴해 버린다.

 

손자병법에 '승산없는 싸움은 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조조는 그 기본 원칙을 꼭 지키고 있다. 이런 전법을 쓰면 패하는 수가 적다. 또 전력소모가 적어서 다음 대전에 대비할 수 있다.

 

조조는 이렇게 해서 난세를 살아 나갔다.

 


출처: 난세의 인간학, 월간 엔터프라이즈, 198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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