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0-9. [1~5]초견진편, 존한편, 난언편, 신애편, 주도편
1. 초견진편(初見秦篇)
이 편은 진시황 14년 한비자가 한나라 사신으로 진나라로 가서 진왕(후에 진시황)을 뵙고 상주했다는 글이다. 내용은 여러 제후들이 힘을 모아 진나라에 대항하려는 ‘합종책’을 타파하면 진나라가 패권을 누릴 수 있다는 한비자의 의견을 쓴 것이다. 진나라는 풍부한 자원과 강력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패자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진나라에 지모가 뛰어난 신하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비자 자신이야말로 그것을 성취시킬 수 있는 지략 있는 사람임을 암시하고 있다.
2. 존한편(存韓篇)
이 편은 한(韓)나라를 치지 말아 달라고 진왕에게 올린 한비자의 글과, 그에 반박하는 이사(李斯)의 글과, 이사가 한나라 임금에게 올린 글을 합쳐놓은 것이다. 조국인 한나라를 구하려는 한비자의 절실한 주장과 울분과 강개가 구구절절 흐르고 있다.
3. 난언편(難言篇)
한비자가 초년에 한왕에게 진언한 글로서 시사 문제가 많다. 그리고 진언하는 말이 올바르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논리적으로 전개되어 있다. 사실 당시 제자백가들은 어떻게 임금을 설득시키느냐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였다. 말이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어서 너무 유창하면 실속이 없어 보이고 너무 신중하여 요점만 말하면 졸렬하다는 인상을 면치 못한다고 말하고 그 이유를 12가지 조목으로 나누어 들고 있다. 그는, 바른 말은 본래 귀에 거슬리는 것이라고 말하고 임금에게 자기 말을 들어달라고 당부하며 이 편을 끌 맺고 있다.
4. 신애편(臣愛篇)
임금이 신하나 애첩 또는 형제들을 너무 위해주면 그들은 방자해져서 임금을 위태롭게 만들기 때문에 임금은 이러한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전제군주로서 그의 권세를 오래 지탱하기 위해서는 남에게 권력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5. 주도편(主道篇)
임금이 지켜야 할 도를 해설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도(道)란 '만물의 근원이며 시와 비의 기준'이라는 노자(老子)의 도가(道家) 철학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나 아무런 작위(作爲)도 가하는 일 없이 나라를 자연 그대로 다스려야 한다는 도가의 무위철학에는 반대하고 무위는 오직 임금의 개인적인 도이므로 임금은 언제나 임금의 입장에서 신하를 엄히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처: 웅비의 결단학, 월간 엔터프라이즈, 1986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