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7-7 만족을 아는 지혜 만족을 아는 지혜 회(戱)라는 뱀이 있다. 몸은 하나인데 입이 두 개다. 그 두 개의 입이 먹이를 빼앗느라 서로 물어뜯다가 결국엔 서로 죽여버리고 만다. 이러한 기괴한 뱀 이야기를 끌어들여 한비자는 탐욕스러운 욕망이야말로 몸을 망치고 나라를 망치는 근원이라고 암시하며 경고한다. 다시 그는 이어 말한다. 제나라 환공(桓公)이 관중(管仲)에게 물었다. “부자가 되려는 욕망에 한계라는 것이 있는가” “물의 한계란 물이 다한 곳을 말합니다. 부에 대한 욕망의 한계란 그 부가 이미 만족하기에 이른 경지일 것입니다. 사람이 그 만족하는지 점에 이르렀으면서도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면 부에 대한 욕망에는 한계가 없다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관중은 이렇게 대답했다. 이러한 에피소드를 끌어들여 족함을 아는, .. 2023. 5. 4. [한비자]7-6 자기 이익을 살리는 결단 자기 이익을 살리는 결단 한비자는 인간을 추상적인 노동력으로서 포착하고 그 관리술은 모든 인간 이 가지고 있을 것이 틀림없는 욕망을 바탕으로 ‘신상필벌’로써 임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인간을 단일한 노동력으로서 본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추상의 세계이지, 현실적으로는 개별구체적인 인간이 각자 여러 가지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만약에 인간이 옷을 입지 않고 밥을 먹지 않더라도 배고픔이나 추위를 느끼지 않으면, 또 죽음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면 윗자리에 있는 사람을 위해 봉사하려는 마음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 욕망이 윗자리에 있는 사람에 의해 제어받지 못하는 인간은 쓸모가 없는 것이다. 한비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에피소드를 인용한다. 최초의 사형 태공망 여상(太公望呂尙).. 2023. 5. 3. [한비자]7-5 신상필벌은 욕망의 최대 자극 신상필벌은 욕망의 최대 자극 한비자는 마치 근대의 산업사회가 그러했듯이 갖가지 개성을 가지고, 갖가지 견해를 가지며, 갖가지로 사고하고, 갖가지로 행동할 것인 개별 구체적인 인간을 단일한 노동력으로서 추상화했다. 더구나 그 추상적인 노동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수단으로써 사람이 모두 가지고 있을 욕망에 대한 자극을 주장한 것이다. 효용에 조준을 맞춘 신상필벌의 체제야말로 바로 그것인 것이다. 욕망이 아무리 비대하고 아무리 변형되어 있더라도 상관할 바가 아니다. 사회에 효용이 있고 사회조직에 기여하는 면이 있으면 상을 후하게 하고, 더욱 그 노동력을 끌어내어야 한다. 그리고 한비자는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누구와 의논하는가 남궁경자(南宮敬子)가 안탁취(顔涿聚)에게 물었다. “계손(季孫)은 공자의 제자들을 양.. 2023. 5. 2. [한비자]7-4 이익의 추구가 최우선이다 이익의 추구가 최우선이다 대주가(大酒家)나 호색가(好色家)나 이 정도로 대형이 되면 가르간츄어 (프랑스작가 라블레의 풍자소설)식으로 어쩐지 유머스럽기까지 하지만 그 진의는 물론 유교들의 욕망부정에 대한 정면 비판이었다. 그것은, 말하자면 욕망배제라는 유교도들과 정 반대의 방향이기는 하지만 유교도들이 인간 순수화를 꾀한 꼭 그만큼만 욕망긍정의 순수인간을 구상했다는 말이 된다. 양 극단으로 분극(分極)되기는 했지만 순수인간을 지향했다는 점에서는 유교도들과 같은 궤도를 걸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보통인간인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순수인간 따위는 필요 없을 것이다. 필요한 것은 적인 생생한 인간이다. 현실주의자인 한비자도 역시 어떤 순수인간에도 가담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명하게도, 한계를 짓기가 .. 2023. 5. 1. [한비자]7-3 욕망을 앞세우는 인간상 욕망을 앞세우는 인간상 이리하여 유교도들은 현실과의 이면 교섭을 하기는 했지만 아무튼 순수인간 문화를 구축하여 2천 년 가까이나 중국인의 의식을 지배해 왔다. 그러나 그에 대한 현실로부터의 복수도 결코 작은 것이 아니어서 이미 욕망에 대해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식의 자기기만은 허용될 수 없는 데까지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막을 수 없는 욕망의 범람으로 인하여 순수인간의 문화라고 하는 픽션은 이미 파산되고 만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욕망을 배제하려는 유교도에 대해 욕망을 긍정하고 욕망을 구하려는 그룹도 한편으로는 있었던 것이다. 명재상의 오산 열자(列子)는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를 남겨놓았다. 자산(子産)이 정(鄭)나라의 재상이 되어 국가의 치정에 전념한 지 3년이 되었다. 마음이 착한 자.. 2023. 4. 30. [한비자]7-2 욕망이 없는 인간은 없다 욕망이 없는 인간은 없다 '욕망은, 가령 아무리 비대(肥大)하고 아무리 변형(變形)시키더라도 그것이 인간의 욕망인 이상 부정할 수는 없다. 하물며 그 시비선악을 논할 수도 없다. 이토록 까다로운 욕망이거니와, 어깨가 없는 사람은 상상을 할 수 있어도 머리가 없는 사람은 상상할 수가 없다'라고 말한 파스칼의 말을 인용해서 말한다면 사상이 없는 인간은 상상할 수가 있어도 욕망이 없는 인간은 상상할 수가 없다고 할 수 있을는지 모른다. 그런데 중국사람은 아무래도 옛날부터 그 욕망, 특히 왕성한 성욕(性慾)에 시달려 온 것 같다. 그것은 현실적으로 그들이 유난히 정력이 절륜했다는 것은 반드시 아니고 아마도 의식 속에서의 욕망의 과잉을 그들이 특히 신 경을 써 왔었다는 말이 될 것이다. 가령 순자(荀子)는 '물이.. 2023. 4. 29. [한비자]7-1 인간이 지니는 위선의 가면 인간이 지니는 위선의 가면 욕망이란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소설을 읽는다든지, TV를 본다든지 할 때 그 속의 주인공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나오면 꼭 한대 피우고 싶어지고 따라서 한대 피우지 않을 수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망은 그 사람의 내부에서 자연스레 솟아오른 것이 아니라 소설이나 TV드라마의 주인공에 의해 만 들어진 욕망이라고 할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산업사회의 생산적 모든 제도는 투기심을 일으키게 하는 개인주의를 길러 내고 그 가면으로 덮여 있다고 이반 일리이치는 말했거니와 욕망이란 사회적으로 조성된 가면이라고 할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꼼짝할 수 없이 그 가면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요즈음 유아성애자(乳兒性愛者)가 늘어나고 있으며 유.. 2023. 4. 28. [한비자]7-0 욕망의 지혜 욕망의 지혜 富貴者人臣之大利也. 人民挾大利, 以從事․ 故其行危至死, 其力盡而不望. (六版) 부귀는 인간에게 있어서 최대의 이익이다. 인간은 이 커다란 이익을 목표로 일을 한다. 그러므로 목숨을 건 위험한 일도 해 낼 수가 있고, 힘이 다하여 쓰러져도 원망을 하지 않는 것이다. 출처: 웅비의 결단학, 월간 엔터프라이즈, 1986년 12월 2023. 4. 27. [한비자]6-7 사기에서의 한비자 사기에서의 한비자 한비자가 설파한 모순(矛盾)의 설도, 개인적인 사랑을 바탕으로 한 감화로 조직전체의 통일을 도모하려는 시도가 힘만 들고 효과가 적은 방법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크고 풍부하다. 물론 한 조각의 법령에 의해서 악이 곧 없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을 사랑하고 그 마음속에까지 들어가서 감화시킨다는 방법은 그 자체로서는 대단히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 조직의 운영은 곧 벽에 부딪치고 말 것이다. 오히려 사랑이라는 개인적인 심정을 떨어 버린 추상적인 규율이야말로 추상적인 조직의 운영에는 한층 더 효과적이라고 하는 하나의 비유로서 그것은 설파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비능률적인 방법밖에 취할 수 없었던 순이 어째서 요와 나란히 칭송받는 성제가 될 수 있었는가. 순의 아버지 고.. 2023. 4. 26. [한비자]6-6 사람을 감동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 사람을 감동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 유가(儒家)들이 동질(同質)의 것의 조화 융화를 개인과 조직사이에도 넓혀 나가려고 하고 있는데 대해 한비자는 고군분투, 대립물(對立物)의 통일을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을는지 모른다. 그에 관해서 또 한 가지 비슷한 에피소드를 들어보자. 역산(歷山)의 농부가 서로 논의 논두렁을 침범하고 있었다. 그러나 순(舜)이 그곳에 가서 농사를 짓게 되자 1년 만에 논두렁은 정상대로 되돌아갔으며 아무도 침범하려 하지 않았다. 하빈(河濱)의 어부가 서로 하(河)의 어장을 다투고 있었다. 그런데 순이 그곳에 가서 고기잡이를 하자 1년만에 어장을 연장자에게 양보하게 되었다. 동이(東夷)의 도공(陶工)이 만드는 도기는 깨어지기 쉬운 조악품이었다. 그런데 순이 그곳에 가서 도기를 만.. 2023. 4. 25. [한비자]6-5 천하를 그물로 삼아라 天下를 그물로 삼아라 정(鄭)나라의 자산(子産)이 아침 일찍 외출을 하여 동장(東匠)의 문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자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죽은 사람을 위해 소리를 크게 내면서 우는 일종의 의식이었다. 자산은 마부의 등을 두들겨 마 차를 멈추게 했다. 한동안 귀를 기울이고 있던 그는 담당관원을 보내어 그 여자를 잡아오게 하여 심문을 했다. 그러자 강도의 소행인 것처럼 꾸미고 자신이 남편을 교살(殺)했다는 자백을 받았다. 뒷날 마부가 자산에게 물었다. “주군께서는 어떻게 그것을 아셨습니까” “그 울음소리가 몹시 겁을 먹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대체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병에 걸리면 걱정을 하고 죽을 것 같으면 겁을 먹으며 죽고 나면 슬퍼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여자는 이미 죽은 사람 앞에서 울고.. 2023. 4. 24. [한비자]6-4 조직을 개인보다 앞세워라 조직을 개인보다 앞세워라 얘기는 어느새 개인의 사랑에서 조직의 운영에 관련된 사랑으로까지 진전되어 버리고 말았는데 조직의 운영에 관련되는 사랑은 갖가지 요소가 착잡하게 엉겨 있어서 더욱 복잡하고 기괴하게 될 것이다. 초(楚)나라에 직궁(直躬)이라는 자가 있었다. 그 아버지가 양(羊)을 훔쳤으므로 그것을 관청에 고발했다. 그러자 초의 재상이 말했다. “그 자를 사형에 처하라” 국가·사회에 대해서는 정직·충실하지만 아버지에 대해서는 불효·부도(不孝·不道)라고 생각한 까닭이리라. 결국 잡아들여서 정말 사형에 처해버리고 말았다. 도망병을 발탁한 공자 노(魯)나라에, 군주를 따라 전쟁터에 나갔으나 세 번 싸워 세 번 다 도망쳐 온 자가 있었다. 공자가 그 이유를 물었다. “나에게는 늙은 아버지가 있는데 내가 죽으.. 2023. 4. 23. 이전 1 2 3 4 ··· 15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