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의 처세훈 (웅비의 결단학)/실리를 얻는 지혜10 [한비자]5-9 무용과 용에 대하여 무용(無用)과 용(用)에 대하여 원래 실업(實業)의 효율을 높이려는 것이었는데도 관리를 잘못하면 사적인 이익, 부분적인 효용을 찾아 허업(虛業)을 확대하는 일에만 급급하여 실업을 포기하게 되는 우려를, 한비자는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낡은 단어를, 이를테면 인의와 문학을 노래와 춤으로 바꾸어 놓아 보면 이것은 지금도 통용될 수 있는 지적일 것이다. 가령 조용필이 1년에 수천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는 뉴스를 보면 평생 걸려도 그만큼 벌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은 재능이 있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한편, 혹 가능하면 자기도 조용필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역시 어딘가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을 가질 것이다. 노래는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직접적인 가치를 생산하지 않는 허업이므로. 그러나 조용필도 또한 필요한 .. 2023. 4. 18. [한비자]5-8 정직한 자가 이익을 보는 체제 정직한 자가 이익을 보는 체제 한비자는 관리(管理)에 대해서도 효율화를 힘쓰고 있는데 그 관리를 잘못하면 갖가지 분야에서 부분적인 효용의 추구가 시작될 것이다. 한비자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충신과 간신의 구별 대저, 안전하고 우리한 일에는 앞을 다투어 종사하고, 위험하고 해로운 일에서는 재빨리 빠져나간다. 이것이 인간의 정이라는 것이다. 만약 남의 부하가 되어 힘을 다하여 공적을 세우고 지혜를 다하여 충절을 나타내려 하는 자는 그 몸은 불우하고 집안은 가난하며 부자(父子)가 모두 재난을 당한다. 간리(姦利)를 도모하여 윗사람의 눈을 속이고 뇌물을 써서 중역에게 꾸 벅거리는 자는 그 몸은 출세하고 집안은 부해지며 부자가 모두 은혜를 입는다. 이런 식이라면 사람들이 어찌 안전유리한 길을 피하고 위험유해.. 2023. 4. 17. [한비자]5-7 전체의 이익에 위배된다면 전체의 이익에 위배된다면..… 인간이란 그야말로 갖가지 지혜를 짜서 이익을 추구하며 부분적인 효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얼마 후에는 이 부분적인 효율을 높이려는 경향이 가속되어, 미각(味覺)만의 효용을 추구하는 입만 아는 인간이나, 성적인 쾌락만을 탐하는 성기(性器) 인간이 태어날는지도 모른다. 어째서 그렇게 되는가. 한비자는 목적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령 달팽이는 껍질을 만드는 명수라고 한다. 달팽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정교한 구조의 집(껍질)을 여러 겹의 소용돌이로 계속 만들어 나간다. 그러나 얼마후에 교묘한 기술에 의한 그 껍질 만들기의 활동을 딱 그치고 만다. 소용돌이를 한겹 늘리기만 하면 껍질의 크기는 16배나 늘어나 버린다는 것이다. 효율이 높은 그 기술에 의해서 생산을 늘리면.. 2023. 4. 16. [한비자]5-6 효율에 대한 한계의 설정 '효율'에 대한 한계의 설정 그러나 사람은 도구를 통해 현실과 접촉한다. 어떠한 도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도구에 관해서 가령 『장자(莊子)』에는 이런 말이 있다. 기계절대주의를 멀리함 자공(子貢)이 남쪽 나라, 초(楚)를 돌아다닌 다음 진(晋)으로 돌아왔을 때의 이야기다. 도중에 한수(漢水) 가까이에 이르렀을 때 한 노인이 굴을 파고 샘으로 들어가 단지에 물을 길어 그것을 밭에다가 뿌려주고 있었다. 열심히 노력을 하고는 있었지만 힘만 들뿐 작업은 전혀 보람이 없었다. 보다 못해서 자공이 말을 걸었다. “편리한 기계가 있습니다. 하루에 백 두둑에 물을 뿌릴 수 있고 더구나 힘은 그다지 들지 않으며 능률은 훨씬 올라간답니다. 해 보시겠습니까." 그러자 그 밭일을 하.. 2023. 4. 15. [한비자]5-5 실용 가치가 있는 학문과 예술 실용가치가 있는 학문과 예술 단순히 생활설계나 도구(道具)를 제조한다는 일상다반사만이 아니라 조직이나 국가의 운영에 있어서도 부화미려(浮華美麗)한 허구가 아니고 현실 적인 효용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털어놓고 말한다면 원칙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솔직한 본심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좀 더 에피 소드를 인용하기로 한다. 조(趙)나라의 무령왕(武靈王)이 이자(李疵)를 보내어 중산국(中山國)을 공략할 수 있겠는지를 알아오게 했다. 이자가 돌아와서 보고했다. “중산국은 공략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에라도 공격하지 않으면 아마도 제(齊)나 연(燕)이 먼저 공략할 것입니다.” “어째서 공략할 수 있다는 건가.” “중산의 군주는 산중의 굴속에 숨어서 사는 은거지사(隱居之士)를 만나기를 좋아합니다... 2023. 4. 14. [한비자]5-4 명백락의 제자 교육과 처세술 명백락의 제자 교육과 처세술 백락은, 미워하는 제자에게는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명마(名馬)를 가려내는 방법을 가르쳤다. 아끼는 제자에게는 보통 말을 가려내는 방법을 가르쳤다. 말할 것도 없이 백락이란 말을 잘 가려내는 것으로 유명한 사람의 이름이며, 그 때문에 후세에 말장사의 대명사가 되었다. 아무튼 한비자는,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명마는 한 시대에 한필이 있을까 말까 한 것이므로 그런 말을 구별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할지라도 그다지 돈벌이는 되지 않는다. 그러나 보통 말은 매일 매매가 되고 있으므로 보통말을 구별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면 돈벌이는 빠르고 잘 되는 것이라는 해설을 덧붙이고 있다. 아마 하루에 천리나 달리는 명마를 알아낼 수 있다는, 말하자면 고급기술을 몸에 익히고 있다는 것은 하나의 명예임.. 2023. 4. 13. 이전 1 2 다음 반응형